시민녹농지? 한자로는 市民綠農地다. 시민, 녹, 농지 모두 아는 말인데 합치니 낯설다. 일본도시계획가협회 생산녹지연구회가 제안한 개념이다. 도시농지활용 지원센터가 2024년 펴낸 책 『도시의 농을 생각한다』에 처음 소개되었다. 아직 제도화되지 않았지만 수년간 수십 명이 참여해 연구한 결과물이다. 한마디로 말해 시민녹농지는 시민이 주도하여 공공성 있는 농업 활동을 지속적으로 하는 도시 공간이다.
한 동안 귀농하려는 분들께 가급적 들녘보다는 숲으로 귀농하시라 했습니다. 왜냐고 물으면 농반진반으로 했던 말이지요.
인류 역사상 인간들이 꿈꾸던 유토피아는 거의 숲에 있다는 걸 뒤늦게 알았어요. 들녘의 숲이 아니라 야트막한 동산 속 숲 말이죠. 에덴동산이 그렇고 무릉도원, 샹그리라가 그렇습니다. 미국의 철학자이자 수필가로 유명한 헨리 데이빗 소로우의 월든(Walden, or Life in the Woods)이란 책에서 저자가 그리는 곳도 숲 속이고, 하다못해 웰컴투 동막골이란 영화에서 그리는 이상향 마을도 산 숲속에 있었습니다.
2021년 코로나 방역조치가 아직도 완전히 풀리지 않았던 그해 인천도시농업시민협의회는 공동사업으로 단체들이 함께 할 수 있는 의미있는 사업을 고민하다가 도시농부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도시농업정책 활동을 해나가기 위해 '도시농부 리빙랩'이라는 사업을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매번 비슷한 단체대표들만이 아니라 도시농업에 관심있거나 참여하고 있는 도시농부들과 함께 논의하여 만들어가는 과정을 한해동안 해오면서 결과도 만들어졌습니다. 마침 국립세종도서관에서 발행하는 "정책이 보이는 도서관"에 이 활동이 소개되어 그 내용과 함께 만들어진 자료와 영상까지 함께 소개드립니다.
지난 사업이긴 하지만 도시농업활동가들에게 도움이 될만한 사업, 활동들을 끄집어내서 소개하는 것도 중요할 것 같아 앞으로 [활동 리뷰] 카테고리로 이어가도록 하겠습니다.
강북도시농업체험장은 현재 구가 관리하는 체험장에서 단체가 사업으로 받아서 운영하고 있는 형태이다. 다른 지역과 차이점은 시작할 때 지역주민들의 단체가 함께 만들고 이후에 시와 구에 체험장으로 운영을 요청해서 공공의 체험장이 된 경우라는 것이다. 2014년 강북마을대학 도시농부학교를 텃밭보급소와 연계해서 시작했으니 올해 만 10년이 되었다.
한신대학교에서 상자텃밭으로 실습을 하다가 도시농부학교 수료하신 분들과 함께 텃밭을 알아보다가 지금 이자리에서 운영하던 사설주말농장의 일부를 얻어서 강북마을텃밭 준비모임을 만들고 25구좌를 임대받아 공동체중심의 참여자들과 함께 농사를 시작했다. (지금 토종씨앗밭으로 활용하는 그 공간에서 마을텃밭이 시작되었다.) 시민사회단체, 마을공동체, 대안학교, 청소년 등이 참여하는 공동체와 함께 작은 공간에서 재미있게 도시농부학교도 이어가면서 2018년까지 마을텃밭이 운영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