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와 도시농업
이창우 / 한국도시농업연구소장
이세돌 9단은 2016년 3월,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AI) 알파고와 역사적인 바둑 5번기를 치렀다. 알파고가 4승 1패로 승리를 거뒀지만, 이세돌은 제4국에서 '신의 한 수'라 불리는 묘수로 1승을 올렸다. 인간의 창의성을 보여준 이 장면은 AI에 대한 전 세계적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그로부터 9년이 지난 지금, AI는 세계적으로 대중화되고 있다. 이재명 정부는 AI 대전환을 핵심 국가전략으로 내세우고 세계 AI 3대 강국 도약을 목표로 정했으며, 대통령실은 AI 미래기획수석실을 신설했다. 서울대 연구진이 사람의 말버릇, 추임새, 끼어들기와 같은 대화 습관을 AI가 이해하고 모방하는 기술을 개발했다는 소식도 들린다. 서울시 은평구청은 생성형 인공지능 챗지피티(ChatGPT)를 도입해 챗봇(대화형 로봇)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 시스템은 내부 행정망을 통해 직원들이 행정업무에 관한 질문을 하면 즉시 답변 및 근거자료를 제공해준다.
AI 강국인 미국의 캘리포니아 주립대는 23개 캠퍼스, 46만 학생과 6만여 교직원에게 ChatGPT Edu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일부 지방선거에서 AI가 유권자 데이터를 분석해 공약을 제안하고, 가장 좋은 유세 장소와 시간을 추천하며, AI 챗봇으로 유권자 질문에 실시간 대응하는 사례도 있다. 이처럼 국내외 여러 분야에서 AI 혁신이 일어나고 있다.
AI 하면 흔히 챗지피티만 떠올리기 쉽지만, 실제로는 이미지, 텍스트, 음악, 영상 등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생성형 AI 도구가 수천 개에 달한다. AI는 이미 우리 삶 깊숙이 자리 잡았다. 스마트폰이 일상을 바꾼 것처럼 AI는 우리가 일하는 방식을 획기적으로 변화시킬 것이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도시농업 분야도 AI에 관심을 갖고 AI 활용 능력을 키워야 한다. 이 글은 도시농업에서 AI 활용방안을 살펴보고 발전 전망과 한계를 정리한 후 몇 가지 제안을 한다.
도시농업에서 AI 활용방안
국내 농촌농업 분야에서는 AI 도입이 이론을 넘어 실증 단계에 들어섰다. 정부 주도의 스마트팜 및 농업로봇 시범사업부터 민간 기업의 AI 농기계 개발까지 AI 혁신이 빠르게 일어나고 있다. 하지만 도시농업 분야에서는 AI 도입으로 큰 전환점을 맞이할 잠재력이 충분한데도 본격적인 활용사례는 아직 드물다. 공동체텃밭, 옥상텃밭, 주말농장 등 다양한 형태를 아우르는 도시농업의 특성을 고려해 AI 활용방안을 폭넓게 탐색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