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도시농업시민협의회 웹진
오늘, 4월 22일은 지구의 날입니다.
1970년 처음 시작된 이래 55년이 흘렀지만, 지구의 날이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은 해마다 더 무거워집니다. 기후는 더 불안해졌고, 생물다양성은 줄었으며, 땅은 점점 지쳐가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여전히 흙을 만집니다. 씨앗을 심습니다. 지렁이와 함께 삽니다.
이것이 작은 일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도시농부의 손끝에서 일어나는 일이 바로 지구가 필요로 하는 바로 그 일이라는 것을 확인해보세요. 지구의날을 맞아 도시농부들이 내는 메세지를 실었습니다.
이번 호에는 농생태학의 눈으로 토양 이야기를 깊이 들여다봅니다. 한 줌의 건강한 흙 속에는 수십억 개의 미생물이 살고 있습니다. 이 작은 생명들의 그물망이 탄소를 붙잡고, 물을 머금고, 식물을 먹입니다. 농생태학은 이 관계를 끊지 않고 함께 가는 방법을 가르쳐줍니다.
이달의 영상으로는 파타고니아의 재생농업 다큐멘터리를 소개합니다. 황폐해진 땅이 어떻게 다시 살아나는지, 농부들의 선택이 어떻게 기후위기의 해법이 되는지를 담담하고도 감동적으로 보여줍니다. 영상을 보고 나면 아마 텃밭으로 달려가고 싶어지실 겁니다.
퇴비를 만드는 일, 농약 대신 동반식물을 심는 일, 빗물을 받아 쓰는 일. 누군가의 눈에는 소소한 취미처럼 보일지 몰라도, 이 실천들은 모두 하나의 방향을 가리키고 있습니다. 땅을 살리고, 탄소를 줄이고, 생명의 순환을 회복하는 것.
도시 한복판에서 흙을 일구는 여러분 한 분 한 분이, 지구의 날의 가장 진실한 응답자입니다.
이번 달도 흙냄새 가득한 하루하루 보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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텃밭 흙이 탄소를 먹는다
도시 텃밭의 토양은 일반 농경지보다 탄소를 훨씬 잘 붙잡아둡니다. 영국 레스터 대학교의 도시 텃밭 토양 연구(Edmondson et al., 2014, PLOS ONE)에 따르면, 도시 텃밭(Allotment) 토양의 유기 탄소 농도는 일반 농경지보다 32% 높습니다. 퇴비를 꾸준히 투입하고 피복 작물을 심으면서 유기물이 지속적으로 축적되기 때문입니다.
서울의 도시농업이 연간 줄일 수 있는 이산화탄소만 해도 소나무 숲 20㎢가 흡수하는 양과 맞먹습니다. 텃밭이 단순한 취미 활동이 아닌 도시 탄소 감축 인프라로 기능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여기에 푸드 마일리지 감소 효과도 더해집니다. 마트에서 구입하는 채소는 수백 킬로미터를 이동해 오지만, 텃밭 채소는 이동 거리가 사실상 제로입니다. 옥상 텃밭과 벽면 녹화는 여름철 건물 냉방 부하를 줄여 도시 열섬 현상도 함께 완화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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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은 물질이 아니라 생태계다.
Gliessman은 『농생태학』에서 토양을 "무기적 요소와 유기적 요소, 살아있는 생물과 죽은 유기물이 복잡하게 얽힌 역동적 시스템"으로 정의한다. 이것은 단순한 학문적 정의가 아니라, 농사를 짓는 방식 전체를 바꾸는 세계관의 전환이다.
산업형 농업은 토양을 '지지 기반'으로 본다. 식물이 뿌리를 내릴 수 있게 해주는 구조물, 그리고 우리가 원하는 양분을 투입할 수 있는 수동적 기질(substrate)로 취급한다. 그래서 화학비료를 통해 질소(N), 인(P), 칼륨(K)을 직접 공급하고, 제초제로 다른 식물을 제거하며, 살균제로 흙 속 미생물마저 제거한다.
농생태학의 시선은 정반대다. 토양은 적극적으로 기능하는 생태계다. 그 핵심 기능을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양분 순환(Nutrient Cycling)이다. 흙 속 미생물은 죽은 유기물을 분해해 식물이 흡수할 수 있는 무기 양분으로 전환한다. 질소 고정 박테리아는 대기 중의 질소를 식물이 이용할 수 있는 형태로 바꾸고, 균근균(Mycorrhizal fungi)은 식물 뿌리와 공생하며 인산 흡수를 돕는다. 이 모든 과정이 자연스럽게 작동할 때, 화학비료는 필요하지 않다.
둘째, 토양 구조의 형성이다. 건강한 토양은 '입단구조(aggregate structure)', 즉 작은 흙 알갱이들이 뭉쳐 스펀지처럼 공기와 물이 통하는 구조를 형성한다. 이 구조는 미생물이 분비하는 점액 물질, 균류의 균사, 지렁이의 이동 통로가 함께 만들어낸 것이다. 비유하자면, 우리가 집을 지을 때 골조를 만드는 것처럼, 수많은 토양 생물들이 협력해 흙의 집을 짓는 것이다.
셋째, 탄소 저장(Carbon Sequestration)이다. 건강한 토양은 대기 중의 탄소를 흡수해 유기물 형태로 저장한다. 이것이 기후위기 대응에 있어 농업이 가질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잠재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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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정복한 가장 진화된 식물
국화과는 갖가지 식물 중 가장 진화된 식물군으로 꼽힙니다. 전체 꽃식물의 약 10%를 차지하며, 현재까지 알려진 종만 해도 2만여 종에 달하죠.
흔히 외떡잎식물 중에서는 난초과가 가장 진화되고 종류도 많다고 하지만, 분포 측면에서 보면 국화과와는 비교가 되지 않습니다. 국화과는 척박한 남극대륙을 포함해 전 세계 어디에서나 자생하고 있거든요. 그만큼 국화과가 변화하는 환경에 기민하게 적응하며 높은 번식력과 경쟁력을 갖추었다는 증거이기도 합니다.
독특한 꽃의 구조와 이중 번식 전략
국화과의 꽃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얼핏 한 송이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수많은 작은 꽃이 머리 모양의 꽃턱에 모여 있는 커다란 꽃다발, 즉 두상화(頭狀花) 구조를 띠고 있답니다.
- 관상화(管狀花): 코스모스나 해바라기 가운데에 모여 있는 가늘고 긴 관 모양의 꽃들입니다.
- 설상화(舌狀花): 바깥쪽으로 나 있는 화려한 혀 모양의 꽃들입니다.
재미있는 점은 바깥쪽 설상화는 번식 능력이 없는 단성화인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오로지 벌과 나비를 유인하기 위해 화려한 '장식'으로 진화한 것이죠. 이러한 효율적인 구조 덕분에 한 번 방문한 곤충을 오래 붙잡아 두어 수많은 작은 씨앗을 만들어냅니다.
또한, 씨앗들의 씨방에는 깃털 모양의 관모(Pappus)가 달려 있어 민들레 씨앗처럼 바람을 타고 멀리 퍼져 나갑니다. 흔히 '민들레 홀씨'라고 부르지만, 식물학적으로 '홀씨'는 포자를 뜻하므로 정확하게는 씨앗이 아닙니다.
여기에 국화과는 씨앗번식을 하면서도 다음과 같은 이중 번식 전략까지 갖추고 있습니다. 쑥이나 머위, 참취, 씀바귀, 엉컹퀴 등은 땅속줄기가 번져 새 개체를 만들어도 내고요. 돼지감자나 야콘은 꽃도 피지만 덩이줄기나 뇌두로 영양번식도 합니다. 국화나 금계국은 포기나눔이나 삽목으로도 번식 시키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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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종씨앗운동을 이어가는 생태여성주의 단체 <가배울>
농촌 여성들의 공동체 문화에 대한 관심이 토종씨앗운동으로
2010년 가배울은 문화 답사, 특히 농촌 여성들의 공동체 문화에 대한 관심을 가진 여성주의 문화단체로 설립되었습니다. 해남, 강진 지역에 문화답사를 하다 토종 작물들로 요리된 강진의 옛 손맛 음식들을 접하고, 작은 마을인 달마지 마을에서 토종농사를 짓고 있는 아짐(아주머니, 할머니)들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2013년에 달마지 마을 아짐들이 만든 토종음식으로 도시 회원들과 꾸러미를 시작했습니다. 더불어 토종씨앗 농사가 농경사회 이래 여성들의 농사 문화, 음식 문화, 공동체 문화의 바탕이라는 인식으로 토종씨앗운동에 나서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귀농한 농부, 도시농부들이 토종씨앗 농사를 많이 짓고 있지만 2010년대 초에는 토종씨앗으로 농사를 짓는 농민들은 대부분 70-80대 여성 농민이었습니다. 여성 농민들의 토종씨앗 문화(토종씨앗농사, 토종음식문화, 농촌공동체문화)에 대한 관심은 토종씨앗 운동으로 연결되었습니다. 토종씨앗 농사는 농업에서 부차적인 존재로 여겨지던 여성 농민의 존재와 역할, 의미에 대한 재발견이기도 했습니다. 생태여성주의 단체로서 연세가 많은 할머니들의 토종농사가 사라지면 토종농사에 기반한 여성들의 농사 문화, 음식 문화, 이를 지속시켜온 공동체 문화, 삶의 지혜도 사라진다는 점에서 이를 지원하고 지키려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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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타고니아가 재생유기농업을 지원하고 있는 걸 알고 계셨나요? 토양을 회복하기 위한 재생농업을 위해 파타고니아에서 만든 짧은 3부작 영상은 '지구의날'을 맞아 도시농부들이 한번쯤 살펴보면 좋을 영상입니다.
"일반 농법에서 배출되는 탄소는 기후 위기를 일으키는 전체 탄소량 중 25%를 차지합니다. 재생 유기 농업은 탄소를 땅속으로 흡수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기 위해 토양을 건강하게 되살리는 농법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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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행정의 보조금에 의존하지 않는 자립은 민간주도 도시농업의 기반입니다.
(사)전국도시농업시민협의회가 민간주도 도시농업의 든든한 기반이 될 수 있도록 여러분의 후원금을 가치있게 사용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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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도시농업시민협의회 뉴스레터는 앞으로 만들어가면서 다듬어 가려고 합니다. 다양한 소식을 전하기 위해서 각 단체 혹은 활동가들의 글들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웹진이나 블로그 등에 관심있는 분들의 참여도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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