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도시농업시민협의회 웹진
초여름의 생기가 채워지는 5월입니다.
오는 6월 3일 지방선거를 앞두고 다양한 지역사회에서 공동체의 미래를 바꿀 정책들이 논의되고 있습니다. 이번호에서는 기후위기 시대에 우리 아이들의 생태감수성을 키우고 지속가능한 도시를 만들기 위해 우리가 지금 가장 주목해야할 '텃밭교육 정책'의 중요성을 짚어보고자합니다.
첫 머리기사로 전하는 베를린 텃밭활동학교Gartenarbeitsschulen의 사례에 주목할만 한데요. 학교밖 텃밭교육의 공간으로 베를린에만 17개 시설이 있고 2024년 한해 23만명이 교육을 받은 공간입니다. 이런 정책들이 아이들에게 안정적으로 텃밭교육을 할 수 있는 바탕이 될 수 있으니 참고가 될만 합니다.
6월 19-20일 오랫만에 1박2일 '하지대회'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생물다양성, 생태적기능에 대한 텃밭의 역할과 기능에 대한 탐구, 영화상영, 실천을 엮어서 활동가들의 만남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곧 공지할 예정이니 기대하세요.
이번 달도 땅을 살리고 탄소를 줄이는 도시농부 여러분의 손끝에서, 지구가 필요로 하는 진실한 변화가 시작됩니다. 생명의 순환을 회복하는 뜻깊은 하루하루를 보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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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담장을 넘어, 마을로 가는 텃밭
23만 4,000명의 아이들 - 베를린의 텃밭학교 네트워크
현재 베를린에는 12개 자치구 중 11개 구에서 15개의 텃밭학교, 총 17개 시설이 운영된다. 전체 면적은 25헥타르 이상. 2024년 한 해에만 23만 4,000명의 학생과 유아가 이 텃밭학교들을 다녀갔다. (출처: berlin.de/sen/bildung - Gartenarbeitsschulen)
핵심은 이 텃밭학교들이 '학교 안 텃밭'이 아니라 '학교 밖에 따로 마련된 지역 거점'이라는 점이다. 학생들이 자기 학교 교실에서 출발해 텃밭학교로 등교해 수업을 받고 돌아간다. 텃밭학교에는 교사와 정원사가 함께 상주하며, 인근 약 300여 개 학교에 자재와 자문을 제공한다.
텃밭학교가 수행하는 세 가지 기능이 있다.
첫째, 공급정원(Abgabegarten). 자체 육묘장과 온실에서 씨앗·묘목·비료·원예도구를 생산해 지역 학교에 저렴하게 또는 무상으로 보급한다. 개별 학교가 매년 자재를 어떻게 조달할지 고민할 필요가 없다.
둘째, 교육 컨설팅 허브. 전문 정원사와 교육 전문가가 상주하며 부지 진단·식재 자문을 하고, 무엇보다 교사 직무연수를 상설 운영한다. 교사가 모든 것을 다 알 필요 없이, 거점에서 지원받을 수 있다는 뜻이다.
셋째, 학생 생태 실험실. 기상관측소, 펌프와 지하수 우물, 곤충호텔, 벌통이 갖춰져 있다. 단순한 농사 체험이 아니라, 학생이 직접 데이터를 수집하고 실험할 수 있는 과학교육의 장으로 격상된 것이다.
운영 주체는 각 자치구 교육·문화국이고, 교과 감독은 베를린 상원 교육부, 일부 시설은 'Agrarbörse Deutschland Ost e.V.' 같은 NGO가 위탁운영한다. 자치구 + 교육행정 + NGO의 다자 거버넌스가 법적으로 안착되어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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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가장 친숙한 채소, 배추과의 정체
배추과는 꽃잎 4개가 십자(十字) 모양으로 피어나 예전에는 '십자화과(十字花科)'라고도 불렸습니다. 앞서 소개한 국화과에 비해 번식력이나 경쟁력이 다소 떨어지는 듯 보이지만, 인간에 의해 가장 많이 재배되는 채소군 가운데 하나입니다.
세계 3대 장수 식품으로 알려진 양배추를 비롯해, 동아시아인의 밥상을 책임지는 배추와 무도 배추과에서 빠질 수 없지요. 종자 개량을 통해 식용 카놀라유를 탄생시킨 유채도 배추과이고, 봄철 나물로 즐겨 먹는 냉이 역시 배추과랍니다.
배추과가 널리 재배되는 이유는 영양분이 풍부하고 건강에 유익한 성분을 다량 함유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비타민·무기질·식이섬유·베타카로틴 등 몸에 이로운 영양소가 두루 들어 있습니다.
특히 배추과 채소들은 포식자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유황계 화합물인 글루코시놀레이트(glucosinolate)를 만들어 냅니다. 이 성분은 조리나 소화 과정에서 설포라판(sulforaphane) 등으로 전환되어 강력한 항암 효과는 물론 항균 작용, 치매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통일 이전 동독 여성들의 유방암 발생 비율이 서독보다 현저히 낮았던 이유로, 상대적으로 저렴한 양배추를 즐겨 먹는 식습관을 꼽기도 합니다.
건강을 위해 양배추·브로콜리·케일·배추와 무의 김치·청경채 등 배추과 채소를 많이 먹으라는 조언이 끊이지 않는 것도 다 이유가 있는 셈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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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작이 무너진 자리, '관계'가 답이다
2024년 여름, 전북의 한 콩 농가는 폭염과 가뭄에 수확량의 절반을 잃었다. 비슷한 시기 인근의 또 다른 농가는 콩과 옥수수, 호박을 함께 심은 혼작 텃밭에서 평년 수확량의 90%를 지켜냈다. 무엇이 이 차이를 만들었을까. 답은 '관계'에 있다. 작물은 빛, 온도, 물, 토양 같은 물리적 요인만으로 자라지 않는다. 옆에 어떤 식물이 있고, 땅속에 어떤 미생물이 살며, 그 위로 어떤 곤충이 날아드는지에 따라 생장 자체가 달라진다.
Stephen R. Gliessman은 『농생태학(Agroecology)』 3부에서 이를 '환경의 복합성(environmental complex)' 이라 부른다. 모든 환경 요인은 단독으로 작동하지 않고, 다른 요인들과 끊임없이 상호작용하며 작물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4회차에서 살아있는 토양 시스템을 다루었다면, 이번 5회차에서는 그 토양 위에서 벌어지는 식물·동물·미생물 간의 상호작용과, 이를 농민이 어떻게 설계에 활용할 수 있는지를 살펴본다.
작물은 혼자 자라지 않는다 — 생물적 요인의 발견
농학은 오랫동안 작물의 환경을 '빛+물+양분'의 합으로 환원해 왔다. 그러나 Gliessman은 11장에서 단호히 말한다. "식물의 환경에는 또 다른 살아 있는 유기체, 즉 '생물적 요인(biotic factor)'이 포함된다." 메뚜기 한 마리, 뿌리혹 속 박테리아 한 무리, 옆 이랑의 잡초 한 포기가 모두 그 작물의 환경을 구성한다.
생태학자 오덤(E. P. Odum)은 두 유기체 사이의 상호작용을 그 결과에 따라 분류했다. 경쟁(-, -) 은 둘 다 손해를 보고, 상리공생(+, +) 은 둘 다 이익을 본다. 편리공생(+, 0) 은 한쪽만 이득을 보지만 상대는 무관하고, 편해공생(-, 0) 은 한쪽만 손해를 본다. 기생과 포식(+, -) 은 한쪽이 다른 쪽을 희생시킨다. 콩과식물과 뿌리혹 박테리아는 전형적인 상리공생, 카카오 농장의 그늘나무와 카카오는 편리공생의 사례다.
비유하자면 농장은 '아파트 공동체'와 같다. 누가 옆집에 사느냐에 따라 내 삶의 질이 결정된다. 좋은 이웃(콩과식물)은 질소를 나눠주고, 까칠한 이웃(개밀)은 독성 물질을 흘려보낸다. 농생태학은 이 '이웃 효과'를 설계의 핵심으로 끌어올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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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생태학 스터디 3회차 — 물·바람·불의 생태학
우리가 잃어버린 건 기술이 아니라 감각이었다.
어릴 때 가평에서 자랐다. 초등학교 2학년쯤이었나. 그해 처음으로 경운기가 우리 집에 들어왔다. 그 전까지는 아버지가 소를 몰아 밭을 갈았다. 손모내기도 봤다. 동네 어르신들이 며칠 날 우리 논, 며칠 날 옆집 논, 순서를 정해서 돌아가며 품앗이를 했다. 뒷산에서 내려오는 물을 마을 사람들이 함께 썼고, 논 도랑을 함께 치고, 내 논의 물이 넘치면 옆 논으로 흘러가게 했다.
지금은 그렇게 하지 않는다. 양수기로 각자 퍼 올린다. 공동 작업이 개인 작업이 됐다.
농생태학 스터디를 하면서 그 기억이 자꾸 올라온다.
이번 장은 좀 쉽겠지, 했는데
3회차 주제는 물, 바람, 불이었다. 발제를 준비하면서 솔직히 이번엔 좀 수월하겠다고 생각했다. 앞선 두 번보다 학문적으로 어렵지 않은 장들이라. 그래서 발제를 짧게 끊고 토론 시간을 넉넉하게 잡기로 했다.
막상 열어보니 그렇지도 않았다.
6장은 습도와 강우다. 공기 중의 수증기가 이슬점에 도달하면 물방울이 된다는 것, 비가 내리는 세 가지 방식(대류성, 지형성, 태풍성), 강수 패턴의 다섯 가지 특성. 이런 이야기들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 순간 핵심에 다다른다.
"맞서기보다 적응하는 농생태 설계."
책에는 이걸 '하늘바라기농법'이라고 불렀다. 우리말로는 천수(天水). 하늘에서 내리는 비를 어떻게 받아낼 것인가. 배수 시스템을 갖추고 인위적으로 물을 통제하는 대신, 그 땅에 내리는 비의 패턴에 농법을 맞추는 방식이다.
멕시코 사례가 인상적이었다. 침수가 반복되는 땅에서 굳이 물을 빼내지 않고, 수위가 낮아지면서 드러나는 땅에 파종하고, 습지 풀을 베어 유기물 깔개로 덮고, 그 위를 태워 재로 만들고, 씨앗은 타지 않고 발아하는 그 순서. 기계식 배수농법보다 수확량이 세 배에서 여섯 배 높았다고 한다. 토양 유기물이 항상 높고, 질소 함량이 유지됐기 때문이다.
토론에서 더 많이 배웠다
발제가 끝나고 네 개 조로 나뉘어 이야기를 나눴다. 이번엔 조별 인원이 적어서 오히려 한 사람 한 사람의 이야기가 더 선명하게 들렸다.
제주 밭담 이야기가 나왔다. 돌밖에 없는 땅, 바람이 강한 섬. 거기서 나온 밭담이 방풍이기도 하고, 돌을 치우는 작업의 결과물이기도 하고, 경계이기도 하다. 교재에서 배운 방풍림의 원리가 제주에 이미 있었다.
의성 수리계 이야기도 나왔다. 수백 년 동안 이어져 온 마을 단위 물 관리 공유재. 다랑이논의 관개 원리가 그대로 살아 있는 곳. 책에서는 멕시코와 캘리포니아를 예로 드는데, 우리도 이미 하고 있었다.
양평에서 농사를 짓는 한 참여자는 경사지에 스웨일 역할을 하는 자연 지형이 있었는데, 그냥 냅뒀다고 했다. 지난 폭우 때 그게 그대로 작동하는 걸 봤다고. 물을 막고, 스며들게 하고, 저장까지 해줬다고.
호미질 이야기도 나왔다. 어르신들이 습관처럼 반복하던 그 동작이 사실은 모세관 현상을 끊는 작업이었다는 것. 흙 표면을 살짝 일궈주면 아래에서 물이 올라와 증발하는 경로가 차단된다. 할머니들이 그 원리를 말로 설명하지 않았을 뿐이지, 몸으로 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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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영상은 인물에 대한 영상입니다. 바로 울산도시농업네트워크 권기태 대표입니다. 도시농업의 불모지라고 하는 울산에서 텃밭을 일구고 도시농업확산을 위해 노력하고있습니다. 올해부터는 전국도시농업시민협의회 공동대표까지 맡게되었는데요. 그 이야기를 영상에서 만나보세요.
"울산에 공공 텃밭이 많이 생겨서 도시농업이 활성화될 수 있기를 굉장히 바라고 있고요. 민관이 이렇게 고민을 해서 다양한 정책을 개발하고 지금보다 더 많은 시민들이 도시농업에 참여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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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전국도시농업시민협의회 하지대회 | 2026.6.19-20 강북마을텃밭/천수텃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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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행정의 보조금에 의존하지 않는 자립은 민간주도 도시농업의 기반입니다.
(사)전국도시농업시민협의회가 민간주도 도시농업의 든든한 기반이 될 수 있도록 여러분의 후원금을 가치있게 사용하겠습니다.
기업의 기부금영수증 발행이 가능하며, 특정 지역 혹은 단체에 대한 지정기부도 가능합니다. (예- 강원지역 도시농업활성화 사업에 지정기부)
후원계좌 : 우체국금융 013425-01-006065 사단법인전국도시농업시민협의회
* 정기후원(CMS)을 해주시면 연말소득공제 영수증을 발행해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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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도시농업시민협의회 뉴스레터는 앞으로 만들어가면서 다듬어 가려고 합니다. 다양한 소식을 전하기 위해서 각 단체 혹은 활동가들의 글들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웹진이나 블로그 등에 관심있는 분들의 참여도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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